피프티바이브

DB형 vs DC형 차이, 그리고 제가 DC 전환을 결정하기까지

DB형과 DC형, 무엇이 다른가

퇴직연금 제도에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. DB형(확정급여형, Defined Benefit)은 회사가 퇴직연금 적립금을 직접 운용하고, 근로자가 퇴직할 때 "퇴직 직전 평균임금 × 근속연수"라는 정해진 공식에 따라 확정된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입니다. 운용 성과가 좋든 나쁘든 근로자가 받는 금액은 변하지 않고, 그 리스크는 회사가 집니다.

반대로 DC형(확정기여형, Defined Contribution)은 회사가 매년 연간 임금총액의 1/12 이상을 근로자 개인의 퇴직연금 계좌에 납입하고, 그 돈을 어떤 상품에 투자할지는 근로자 본인이 정합니다. 운용 성과에 따라 퇴직 시점에 받는 금액이 달라지고, 그 리스크(와 기회)는 근로자가 집니다.

저는 2027년 3월에 회사의 DB형 퇴직연금을 DC형으로 전환할 예정입니다. 이 글은 그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을 정리한 것입니다.

제가 DC 전환을 고민하게 된 계기

요즘은 연봉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 DB형은 "퇴직 직전 평균임금 × 근속연수"로 결정되기 때문에, 평균임금 자체가 잘 오르지 않으면 퇴직금이 늘어날 여지도 별로 없습니다. 반면 DC형으로 전환하면 여러 금융상품에 투자해서 적립금을 불릴 기회가 생깁니다. 물론 안정적이지는 않지만, 지금 상황에서는 그 "기회"가 눈에 들어왔습니다.

가장 크게 걸렸던 고민

막상 전환을 생각하니 걸리는 부분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. 가장 컸던 건 세 가지였습니다.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, 정말 수익이 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점, 그리고 어떤 상품을 골라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는 점이었습니다. DB형은 그냥 두면 되는데, DC형은 제가 직접 결정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게 생각보다 부담스러웠습니다.

고민을 풀어나간 방법

일단 직접 계산부터 해봤습니다. 지금 제 연봉과 남은 근속연수, DC로 굴렸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을 이것저것 넣어보면서 DB로 남았을 때와 DC로 전환했을 때 최종적으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비교해봤습니다. 이 사이트의 DB/DC 전환 계산기도 그 과정에서 만들게 됐습니다. 계산만으로는 부족해서 주변 동료들에게도 물어보고, 관련 자료도 찾아봤습니다. 사실 지금도 계속 공부하는 중입니다 — 이런 결정에 "이제 다 알았다"는 시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.

제가 내린 결론

여러 계산과 고민 끝에, 저는 지금이 평균임금이 가장 높아질 수 있는 시기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. 앞으로는 임금피크제가 적용될 수도 있고, 회사 경영 상황이 나빠지면 성과급 같은 인센티브가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. 그렇게 되면 DB형의 기준이 되는 "평균임금"도 같이 낮아질 가능성이 큽니다. 지금 이 시점에 전환하는 것이 제게는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습니다.

비슷한 고민을 하신다면

제 개인적인 결론이지만, 직장생활 초반에는 DB형이 유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. 아직 연봉이 계속 오르는 시기라면 회사가 그 상승분을 그대로 반영해서 퇴직금을 불려주는 DB형의 장점이 큽니다. 하지만 연봉 상승이 둔화되는 후반부에 접어들었다면, 오히려 빨리 DC로 갈아타서 그 시점부터 투자를 시작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고 봅니다.

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상황과 판단 기준일 뿐, 모든 분께 적용되는 정답은 아닙니다. 근속연수, 남은 근무 기간, 투자 성향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지니 반드시 본인의 상황에 맞춰 직접 계산해보시길 권합니다.

DB/DC 전환 계산기

현재 연봉과 잔여 근속연수를 넣으면 DB와 DC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.

계산해보기

전환 후 투자 비율을 정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위험자산 70% 규칙은 이 가이드에서 다뤘습니다.